문화 / Culture

이센스, 중심으로 다가가는 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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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방인’으로 규정한, 굶주린 사내가 뒤를 돌아본다. 현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를 노래한 이센스는 <이방인>에서 익숙한 질서와 통념을 거부하며 강한 열망을 드러낸다. 그 근거는 모순된 구조와 거짓 웃음, 미디어의 가식 없이도 명작의 칭호를 획득했다는 자신감이다. 시스템 중심으로 다가가는 소수자의 입꼬리엔 슬쩍 미소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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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에는 자본과 성공의 이야기가 많다. 전작의 성공과 명성을 소문으로만 접했던 옥중의 이센스는 출소 후 그 모든 것을 「알아야겠어」며 손에 직접 쥐어보고자 한다. 「BUCKY」에서 플렉스와 방탕한 삶을 외치는 가짜 히피들을 조소하고, 「ALL GOOD THING」에서 철학으로 쌓아 올린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는 식이다.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경험을 토로하는 「MTLA」 다음 앨범의 마무리는 강한 열망의 「BAD IDE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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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했던 래퍼의 옆에는 이제 마스타 우, 김아일, 김심야의 피쳐링진, 든든한 프로듀서진과 선주문 3일 만에 2만 장 앨범을 매진시킨 지지자들이 함께한다. 프로듀서 오비(Daniel Obi Klein)의 붐뱁 비트로 일관했던 전작과 달리 250, 디캡, 드류버드, XXX의 프랭크가 참여한 다채로운 비트는 듣는 재미를 더한다. 그 위에서 여느 때보다 공격적이고 확신에 찬 퍼포먼스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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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사상의 승리를 선언하는 「BUCKY」와 「ALL GOOD THING」에서 2008년 믹스테잎 의 면모를 발견한다면, 냉소적인 「COLD WATER」와 「알아야겠어」, 김심야의 「Bitch」 폭격과 함께하는 「RADAR」는 트랩 비트로 새로이 날을 벼렸다. 「BUTTONS」의 황망하고도 생생한 스토리텔링 역시 귀를 잡아끈다. 믹스테잎으로 출발한 작품답게 날것의 질감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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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어함으로부터 엔터테인먼트 신과 이방인의 대결 구도를 발견한다. 내면에 집중하던 와 가장 구별되는 지점이자 독특한 시선으로 개성을 확보하는 장치다. 공백기의 경험과 현 상황을 둘러보며 창작의 태도를 논하는 「CLOCK」, 횡행하는 가식과 쾌락주의를 비판하다 악 받친 분노를 쏟아내는 「05.30.18」은 물론 한정반의 「서울」, 「DON」에서도 자본과 영혼의 대결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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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XX아들같이」는 완성된 자아의 대표곡이다. 여러 시련을 겪었고 음악 시장은 변했을지라도 굳은 영혼은 여전한데, 겉과 행동만 보는 이들은 ‘운 좋은 삶’과 ‘그XX아들같이 오늘만 사는 타입이네’를 수군댄다. 뮤직비디오 속 스탠딩 코미디를 진행하듯, 비틀거리는 가운데 확실한 사상을 논하고 편견을 비웃는 이센스의 퍼포먼스가 ‘이방인’의 칭호를 납득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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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의 김심야는 이즘 인터뷰에서 ‘한국같이 아무 양분 없는 땅에는 건물을 올리기가 너무 좋다’는 표현으로 신에 대한 환멸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방인>의 이센스는 그 황폐한 곳에 나름의 건물 한 채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꼭대기 층에서 섞이지 않을 세상을 내려다보며 현재를 만끽하고 본인의 철학을 다시 새긴다. 몰입도는 전작보다 덜하지만, 2019년 한국 힙합과 시스템을 관조하는 흥미로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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