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리뷰] 이름값 못하는 짬뽕 아닌 짬뽕 '백종원 고기짬뽕 컵라면'

[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지금 신세대들은 잘 모를 사자성어 가운데 '명불허전'이란 말이 있다. 이름이 높은 것은 이유가 있기에 속이 빈 경우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와 반대되는 단어도 '허장성세'란 말이 있다. 대략 우리 속담의 '빈수레가 요란하다'란 의미와 같다고 보면 된다. 이런 상반되는 말이 있듯이 사실 명성이 높은 것과 내실이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이름값과 상관없이 어떤 때는 감탄하고 어떤 때는 실망한다.

편의점 CU에서 2월에 선보인 백종원 고기 짬뽕 컵라면이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는 뉴스를 접한 기자는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제품은 현재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20일 만에 판매량 50만 개를 넘었고 열흘 만에 50만 개가 추가로 판매됐다. CU가 운영 중인 차별화 라면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쯤되면 맛이든 가격이든 독보적인 면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1. 접근성
구매는 매우 쉬운 편이었다. 직장 근처 CU편의점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가격은 정가 1,900원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서 조리하는 즉석식품인 컵라면 제품 치고는 높은 편이다. 나름 백종원이라는 유명 브랜드를 붙인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그래도 절대 가격으로 2천원이 안되는 가격을 식비에 지불하기 부담스러운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접근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조리편의성

컵라면 제품이므로 조리편의성도 매우 높다. 투명비닐 포장을 뜯고 겉뚜껑을 표시선까지 반쯤 뜯어서 연 다음에 안에 들어있는 소포장 봉지에있는 분말스프와 페이스트 스프를 털어넣는다. 이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붓고 4분 정도 기다려도 되고, 전자렌지에서 2분 10초 정도 데워도 된다. 컵라면 제품에 전자렌지 조리법이 따로 붙어있는 경우는 잘 못봤는데 보다 짬뽕에 가까운 맛을 낼 수 있는 조리법이라 별도 기재했다고 해석된다. 물을 붓고 지정된 시간만큼 기다리면 조리가 완성된다.

3. 맛과 영양

백종원 고기짬뽕 컵라면 프리미엄급 컵라면 답게 공을 들였다는 티를 냈다. 겉뚜껑에는 '진한 사골육수에 불맛을 더한 칼칼한 짬뽕'이라고 주제를 압축했다. 고기가 잔뜩 든 짬뽕 사진을 메인으로 백종원이 요리하는 사진도 제법 멋지게 인쇄됐다. 스프 가운데 쇠고기가 1.86퍼센트, 돼지고기 0.07퍼센트, 닭고기 0.03퍼센트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이 정도로는 미식가 수준이 아니고서는 재료 맛을 느끼기 어려운 함량이다. 그나마 사골추출물 8.8퍼센트는 맛을 느낄 수준이 될 듯 하다.

영양성분은 일반적인 소맥분(밀가루), 팜유, 감자전분, 양파농축액, 정제소금 등을 들어있다. 면류 첨가물로로 탄산칼륨, 구아검 등이 있고 혼합제제로 폴리인산나트륨, 메타인산나트륨 등이 표시됐는데 면발의 느낌을 살리고 보존성을 향상시키는 성분인듯 하다. 이 밖에도 비프농축액, 짬뽕페이스트, 볶음 고추분말, 철판향미유, 돈골농축분말 등 여러가지가 함유되었다. 열량은 총내용량 105그램에 435킬로칼로리로 제법 많은 편이며 일일 권장량 대비 나트륨이 좀 높고 포화지방이 47퍼센트라는 점 빼면 무난하다.

분말 스프와 페이스트 스프를 뿌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 조리하는 과정에서 제법 괜찮은 짬뽕 냄새가 풍겼다. 요리의 상당부분은 냄새에 좌우되는 만큼 맛을 기대하게 하는 풍미다. 바로 젓가락을 들어 완성된 음식을 국물과 함께 입에 넣었다. 처음 국물에서 불맛이 제법 나면서 컵라면 치고는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전부였다는 점이다.

비교적 자주 보이는 고기조각 같은 것을 같이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진하고 매우면서 확 끌어달기는 감칠맛이 있는 짬뽕맛을 느낄 수 없었다. 인스탄트 컵라면의 특성상 면발이 진짜 짬뽕같을 수는 없겠지만 국물에서는 어느 정도 기대를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기자가 느낀 맛은 그냥 매우 평범한 컵라면 수준의 맛이었다. 굳이 덧붙여 말하면 '짬뽕향과 불맛이 미미하게 느껴지는 일반 컵라면' 국물 맛이었다. 혹시 너무 적게 먹어서 그런가 해서 국물까지 다 마셔서 비워보았지만 다른 느낌은 없었다.
 

4. 결론

이 제품은 분명 잘 팔리고 있다. 백종원이라는 브랜드가 붙은 인스탄트 식품 가운데서도 CU가 인정할 만큼 기록적으로 많이 팔린 식품이다. 가격은 동급 중에서 제법 비싼 프리미엄 제품이며 함유된 여러 성분도 참 다양해서 돼지뼈, 닭고기, 쇠고기, 고추, 향미유, 짬뽕 페이스트, 불고기맛 분말 등 정말 온갖 고기맛이 다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국물에서 특별하게 진한 고기짬뽕 국물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백종원 고기 짬뽕 컵라면은 사골추출물을 베이스로 맛을 낸 깊고 진한 국물과 푸짐한 토핑이 중식당 요리 못지 않다는 게 CU측 보도자료의 설명이다. 그런데 성분이 전부 들어간 것이 맞다고 해도 너무도 적게 들어갔기에 뭐 하나 확실히 느낄 수준이 아니었다. 무난하게 먹을 수는 있지만 이 정도 가격으로 일부러 골라서 사먹는 의미가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단순히 요즘 유행하는 컵라면 하나 먹어보는 경험을 위해 1,900원을 지불하겠다면 말릴 수준은 아니다. 어쨌든 일반 컵라면 정도의 맛도 영양도 있다. 그렇지만 뭔가 특별한 국물맛을 맛보겠다든가, 백종원이라는 이름값이 특별한 어떤 식감을 선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하고 맛보게 되면 실망이 클 음식이다. 이름이 높고 호응이 많은 제품이 반드시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다.

[평점]
맛 :  ★ ★ ★ ★ ★✩✩✩✩✩
편의성 :  ★ ★ ★ ★ ★ ★ ★ ★ ★✩
품질 :  ★ ★ ★ ★ ★ ★ ★✩✩✩
영양성분 :  ★ ★ ★ ★ ★✩✩✩✩✩
가성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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