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리뷰] 오븐에 구운 '아이스 군고구마', 야성미가 아쉽다

[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요즘 겨울철 길거리 음식에서 가장 많이 없어진 게 있다면 아마도 군고구마가 아닐까. 붕어빵이나 호떡은 그래도 가끔 찾아볼 수 있지만 올해 군고구마 장수를 본 기억이 없다. 녹슨 드럼통을 개조한 화로를 앞에 놓고 장작불을 피워가며 군고구마를 팔던 그 모습은 그나마 추운 거리를 따스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1. 접근성
그래서일까. 이마트 냉동식품 코너에서 이 '아이스 군고구마'를 처음 보았을 때 선뜻 반가운 생각까지 들었다. 추억의 음식을 길에서 사먹을 수는 없어도 내 집에서 적당히 만들어 먹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비교적 큰 용량에 한 개씩 낱개 포장된 군고구마의 매력에 기자는 간단히 넘어가서 집어들고 말았다. 아이스 군고구마는 이마트에서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800그램 한 봉지의 가격은 약 4천원이다. 접근성에서는 상당히 좋은 제품이다.

2. 조리편의성
오븐에 이미 구워져 나오는 제품이므로 실제로는 잘 데우기만 하면 완성된다. 조리를 위해 에어프라이어를 사용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전자레인지가 더 빠른 조리는 가능하겠지만 군고구마의 특성상 건조하게 고열로 익혀야 더 맛있어질 게 분명하다. 이런 사전가공과 친절한 패키지 처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3. 맛과 영양

이 제품은 군고구마 가공품이 아니라 그냥 군고구마 그 자체다. 살짝 쪄서 개별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다. 따라서 성분은 고구마 100퍼센트다. 800그램 전체 칼로리는 928킬로칼로리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곡류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더구나 고구마에는 섬유질이 많아 탄수화물이 느리게 흡수되므로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간다.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쓰일 정도이므로 영양 면에서 보면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 OEM제품으로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점은 걸려도 가격을 보면 이해 가능하다.

조리방법에는 상온 해동 후 그대로 드세요. 라고 적혀있다. 기호에 따라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180도에서 15분간 가열하거나 전자레인지에서 2~3분간 가열하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해동상태에서 가열하라는 말인지 냉동상태에서 가열하라는 말인지 애매한 문구다. 그래서 냉동상태로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170도에서 16분간 가열했더니 안쪽이 아직 차갑게 덜 익었다. 이후 6분간 더 가열하니 따스하게 먹을 만했다. 아마도 해동상태 기준인 듯 싶은데 좀 더 친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잘 구워진 상태의 군고구마는 제법 먹음직스럽다. 길거리 군고구마처럼 장작불로 화끈하게 구워진 형태도 좋긴 하다. 하지만 아이스 군고구마는 탄 부분 없이 말끔하게 나오기에 더 위생적이고 먹기 쉽다. 반으로 가르면 안쪽에 보이는 부분부터 입에 넣어 먹었다. 고구마 품질이 제법 좋아서 특유의 말랑한 식감이 잘 느껴졌다. 입에 넣고 잠시 씹자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4. 결론
추억속에 있던 길거리 군고구마는 상당히 야성적인 맛이었다. 확 구운 고구마의 뜨거움과 군데군데 탄 껍질, 갈색으로 변한 부분과 노르스름하게 익은 부분이 혼재한 상태였다. 그래서 따뜻함과 매우 달콤함, 탄 껍질의 쓴 맛, 적당히 익은 말랑함과 너무 익은 물컹함 등이 섞인 복잡한 맛이 재미있었다. 

에어프라이어에 익힌 아이스 군고구마는 반대로 잘 정돈된 군고구마의 맛이 느껴졌다. 뜨겁지는 않은 따뜻함, 타지 않고 골고루 익은 노릇노릇함, 말랑하면서 달콤한 맛이 적절하게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너무 잘 정돈된 식품으로서 만들어진 군고구마이기에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간식으로 충분했다. 다만 추운 겨울에 생각나는 길거리 군고구마의 강렬함이란 측면이 좀 아쉬웠다. 어쨌든 냉동해뒀다가 어른과 아이들이 생각날 때 꺼내서 데워먹는 무난한 간식으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점]
맛 : ★★★★★★ ✩ ✩ ✩ ✩
편의성 : ★★★★★★★★★ ✩
품질 : ★★★★★★★ ✩ ✩ ✩
영양성분 : ★★★★★★★★★ ✩
가성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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