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매독(Pox Genius, Madness and the Mysteries of Syphilis)

매독(Pox Genius, Madness and the Mysteries of Syphilis)

 

데버러 헤이든 지음, 이종길 옮김, 길산

 

 

천재는 광기를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광기를 가진 자가 천재일까. 불멸의 작품을 남긴 천재들은 대체로 광기와 열정을 가졌다고 전한다. 이 책은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에 신대륙의 저주라고 할 수 있는 매독이 어떻게 유럽 대륙으로 번졌는지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또한, 엄청난 작품을 남긴 예술가들이 사실은 매독이 주는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토해놓은 고통의 산물로 유명해졌다고 주장한다.

 

1492년 콜롬부스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항로를 개척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은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야만인들에게 무자비하게 당하지만, 대신 엄청난 보복을 하게 되었다. 성병 중에서도 쉽사리 잘 낫지 않는다는 매독을 옮겼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간 매독은 15세기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 일어난 전쟁에 의해서 산불처럼 전 유럽대륙으로 번졌다. 그래서 저자는 매독을 "신대륙의 보복"이라고 표현했다. 전쟁으로 죽은 사람보다 매독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하였다. 매독은 매독균에 의해서 전염이 되는데 이 병이 처음 발병하였던 유럽에서는 1900년 대 초가 될때까지도 제대로된 치료법이 없어서 더 많은 희생을 치루었다.

 

성병은 방탕한 생활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이 성병에 걸렸다면 탕아취급 받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더욱 감출 수 밖에 없다. 감염 사실도 감추어야 하고 또 방탕한 생활도 감추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예술가라 하더라도 이런 병을 가지고 있다면 공개적으로 치료받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귀머거리 베토벤, 정신병의 슈베르트, 우울함의 니체, 독재자 히틀러 등등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예술가들이 어떤 고통에 시달렸는지 적극적으로 자료 조사를 하여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그들이 보여준 광기나 천재성은 매독이 가져다준 우울한 결과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가 주장했다. 환락과 쾌락에 따르는 어둠의 결과물인 매독은 드러내어 말할 수 없는 수치심과 부끄러움 그 자체이다. 그러니 위대한 예술가들이 고통을 토해내듯이 매독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승화시킨 것이 아닐까 싶다.

 

한때 베토벤이 귀머거리가 되는 고통을 극복하고서 운명 교향곡을 작곡했다 하여 매우 위대하다 생각했지만, 그 병의 원인이 매독이었다는 걸 알고 매우 실망했었다. 그리고, 이 책대로라면 히틀러가 집권 초반기에 매우 현명한 선택을 했지만 자살하기 3년전부터 왜 그렇게 이상한 의사결정으로 패망을 이끌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열정이라는 것이 스스로 분출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약이나 성병 등의 부작용으로 만든 열정과 광기는 정상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음악이나 미술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열정을 내지 못해서 마약이나 환각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런 면에서 매독이 만들어낸 열정과 광기는 이 책 제목과 매우 잘 조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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