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국제유가의 추락..배럴당 15달러까지 하락 가능성

이수지 2015. 8. 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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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국제유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 금융 위기가 끝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 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장중 한때 39.8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전날 대비 87센트(2.1%) 떨어진 배럴당 40.4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라는 기록과 함께 8주 연속 떨어져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이라는 기록도 올렸다.

런던 ICE 유럽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16달러(2.5%) 하락한 45.46달러에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중 45.10달러로 내려가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올해 최고치 61.43달러에서 34% 하락했으며 지난해 최고치 107.26달러의 절반을 넘는 62%나 하락했다.

지난 2014년 6월 배럴당 100달러선을 유지했다가 가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유가의 40달러선 붕괴는 침체기에 접어든 세계 경제 변화의 분수령이 됐다.

△공급과잉

최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시장분위기를 장악한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린 것이 유가의 하락을 부추겼다.미국의 석유생산이 수십 년간 보이지 못했었던 속도로 증가하고 유가가 급락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석유 생산을 줄이지 않으면서 석유 공급은 이미 세계 석유 수요를 앞질렀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 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은 940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1% 증가해 80년만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OPEC 12개 회원국의 지난 7월 하루 평균 산유량도 3150만 배럴로 전월 대비 10만700배럴 증가해 2012년 4월 이후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요 부진

공급 과잉뿐 아니라 수요도 부진하다.

유럽​​ 등 선진국 경제는 힘들게 성장하고 있지만,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국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하면서 유가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8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6년5개월만에 최저치인 47.1을 기록하면서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고 세계 증시도 흔들렸다.

뉴욕 증시에서 유가 추락 여파로 쉐브론, 엑손 모빌 등 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무더기로 하락해 지난 21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서 에너지 관련 종목 시가총액의 7%가 증발했다.

△국제유가의 바닥

유가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공급 과잉 심화로 유가는 1999년 수준인 배럴당 최저 15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와 국제유가 바닥은 아직 멀었음을 시사했다.

미국 투자전문가인 컴버랜드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CNN머니에"현재 유가의 바닥은 알 수 없으며 유가가 배럴당 15~2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며"현재 시장에선 유가를 반등시킬 요인을 찾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경제의 둔화 등으로 수요는 더 감소할 것인데 공급 과잉을 초래한 미국의 에너지 붐과 사우디가 이끄는 OPEC가 감산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의 핵협상 타결로 유가 하락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CNN머니에 "사우디의 최대 무기는 자금력을 토대로 싼값에 물량 공세를 하는 것"이라며 "사우디는 몇 년을 버틸 만큼 재정적 여력이 있고 더 싼값으로 원유를 공급해 이란 등 경쟁국을 물리칠 것. 이것이 현재 진행되는 원유 전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의) 바닥이 아직 오지 않았다"며 투자자에게 원유 관련 주식으로부터 멀어질 것을 권유했다.

CNN머니는 올 여름 휴가시즌이 끝나고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면 유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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