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체스와 바둑에 이어 '스타크래프트'도 정복했다. 스타크래프트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SF 실시간 전략 게임(RTS)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달 14일 오리올 빈얄스 연구원 등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이 개발한 게임AI '알파스타'가 스타크래프트2에서 그랜드마스터 레벨에 올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여러 명의 게이머와 AI가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표지로 담았다. 그랜드마스터 레벨은 상위 0.2% 등급에 속한다.
체스나 바둑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겨룬다. 그래서 AI가 기존의 수많은 패턴들을 학습하면 실제 경기에서 상대방이 어떤 수를 둘 것인지 여러 경우의 수를 예측해 대응한다. 하지만 게임은 바둑이나 체스에 비해 변수가 많고, 둘 이상 여러 플레이어가 겨루므로 훨씬 복잡하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 게임은 상대방의 전략을 예측하면서, 동시에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내 전략을 짜야 해 쉽지 않다.
알파스타는 시각적 이미지를 분석하는 인공신경망인 합성곱신경망(CNN) 외에도 과거 데이서를 이용해 예측할 수 있는 순환인공신경망(LSTM) 등으로 이뤄졌다. 사람이 눈으로 게임 화면을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상대의 전략을 예측해 자기 전술을 펼치듯이, 알파스타도 카메라로 게임 상황을 보면서 학습했다. 게임 리플레이 데이터를 80만 건 이상 학습했다.
이에 추가로 딥마인드 연구팀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다른 AI 알고리즘 16개와 14일간 반복하는 방식으로 알파스타를 훈련시켰다. 사람으로 따지면 약 200년 동안 게임을 한 것과 비슷하다.
지난 1월 알파스타는 영국 프로게이머 다리오 뷘시(TLO), 그레고리 코민츠(MaNa)와 겨뤄 10대 1로 압승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은 알파스타가 사람과 다른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게임을 한 만큼 조금 더 유리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후 딥마인드는 알파스타가 사람과 똑같은 인터페이스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말, 알파스타는 '테란'과 '프로토스', '저그' 등 3개 종족을 각각 선택한 게임에서 모두 그랜드 마스터 레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