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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박물관, 이건 꼭 봐야지!] ④ 국립부여박물관
2024.04.26
박물관은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그 나라의 문화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코리아넷이 대한민국의 지역별 국립박물관 6곳을 선정, 그곳에서 놓쳐선 안될 대표 소장품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충청남도 서부지역의 선사 문화와 백제의 문화유산을 보존 관리하는 국립부여박물관을 방문했다.

▲1996년 국보로 지정된 백제금동대향로는 신선이 사는 세계인 박산을 표현한 6세기 전반에 제작된 다른 유물과 견줘 세련되고 발전된 모습이다. 최진우 기자 paramt@korea.kr

▲1996년 국보로 지정된 백제금동대향로는 신선이 사는 세계인 박산을 표현한 6세기 전반에 제작된 다른 유물과 견줘 세련되고 발전된 모습이다. 최진우 기자 paramt@korea.kr



부여 = 홍안지, 최진우 기자 shong9412@korea.kr

1. 백제 문화유산의 꽃, 백제금동대향로

▲ 백제금동대향로에 상상속의 동물과 여러 인물이 함께 등장한다. 백제금동대향의 윗부분에 있는 봉황은 상상의 새로서 안녕을 뜻한다. 최진우 기자 paramt@korea.kr

▲ 백제금동대향로에 상상속의 동물과 여러 인물이 함께 등장한다. 백제금동대향의 윗부분에 있는 봉황은 상상의 새로서 안녕을 뜻한다. 최진우 기자 paramt@korea.kr

국립부여박물관 제2 전시실 끝. 어둠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유물이 보인다. 백제금동대향로다. '백제 문화유산의 꽃'이라 불리는 백제 금속공예의 최고 걸작품이다.

높이 61.8cm로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백제인의 이상세계를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재생과 영원한 생명력을 뜻하는 연꽃과 불사와 영생이라는 신산(神山)의 모티프와도 절묘하게 결합됐다. 영원한 생명의 상징이다.

전체적으로 상상속의 동물과 함께 여러 인물 등 조각상 80여 점이 조화롭게 배치됐다. 향로 받침대는 한 마리 용이 몸체의 연꽃을 입에 문 채 고개를 쳐들고 하늘로 힘차게 날아 오르는 모습이다.

몸체는 활짝 핀 연꽃을 연상시키는 꽃잎이 3단으로 돌아가며 음각됐다. 연꽃잎 사이와 표면엔 불사조와 물고기, 사슴, 학 등 동물 25마리와 선인(仙人) 2명이 등장한다. 몸체에 조각된 동물 중에 새가 12마리로서 가장 많다.

금동대향로 뚜껑인 산봉우리에 조각된 산속에 사는 동물과 하늘을 나는 새의 어울림은 보는 이가 신선이 된 듯한 착각 속에 빠져들게 한다. 정상에는 세상을 관조하는 듯한 표정의 봉황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신민철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생물이 살아있는 듯한 표현과 산악능선의 환상적인 표현이 함께 사용됐지만 어색하지 않고 이상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며 "이는 고대인이 상상했던 세계를 모방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1993년 12월 12일, 백제 왕의 무덤으로 알려진 부여왕릉원(부여 능산리고분군) 서쪽 골짜기에 있는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백제금동대향로는 해외 전시를 위해 국외로 반출한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단다.

신 학예연구사는 "많은 사람이 향로를 직접 보기 위해 부여박물관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2. 백제 말기의 우수한 불상, 금동관음보살입상

▲ 신 학예연구사는 금동관음보살입상의 숨겨진 별명이 ‘미스백제’라 뀌띔 했다. 입상의 웃는모습과 자세가 한국의 미인 선발대회인 미스코리아와 유사해서 붙였다고 한다. 최진우 기자 paramt@korea.kr

▲ 신 학예연구사는 금동관음보살입상의 숨겨진 별명이 '미스백제'라 귀띔했다. 입상의 웃는 모습과 자세가 한국의 미인 선발대회인 미스코리아와 유사해서 붙였다고 한다. 최진우 기자 paramt@korea.kr


박물관 제3 전시실에 작고 아름다운 보살이 전시됐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입상이다. 지난 1997년 1월 1일 국보로 지정됐다.

21.1cm로 제작한 금동관음보살입상은 왼손 엄지와 검지로 천의 자락을 살짝 잡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론 작은 구슬을 살며시 쥐고 있다. 표현이 자연스럽고 유려하다.

신 학예연구사는 "온화한 얼굴 표정과 자연스러운 자세, 유연하게 흘러내리는 천의 자락, 보주와 천의를 잡고 있는 손가락의 유려한 표현 등은 백제 조각의 완숙미를 보여준다"라고 상찬이다. 

기존 백제 불상과 달리 신체 비례가 부조에서 환조로 변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 전까지는 불상 뒷면을 뭉뚱그려 제작했지만 금동관음보살입상부터는 뒷모습도 매우 섬세하게 장식했단다.

그래서인지 보살상 팔과 몸통이 둥글고 서로 분리됐다. 주조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입체감을 만들 수 있는 시기의 유물임을 방증한다.

3.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 벽돌, 산수 봉황 무늬 벽돌

▲ 길이가 29㎝, 두께가 4㎝로 정방형을 띄고 있는 산수 봉황 무늬 벽돌. 국립부여박물관

▲ 길이가 29㎝, 두께가 4㎝로 정방형을 띄고 있는 산수 봉황 무늬 벽돌. 국립부여박물관

박물관 제3 전시실에 들어서니 또 다른 유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수 봉황 무늬 벽돌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 벽돌'이라는 무늬 벽돌 8종 중 하나다.

산수 봉황 무늬 벽돌은 길이 29㎝, 두께 4㎝로 정방형이다. 상서로운 구름, 3단의 부드러운 산봉우리와 바위가 어우러진 산악, 흘러가는 물 등 자연의 경치를 담았다. 서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그림을 보는 듯한 회화미가 돋보인다. 산 위에 봉황이 앉아 있는 백제금동대향로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신 학예연구사는 "산수 봉황 무늬 벽돌은 간결하고 균형 잡힌 구도에서 오는 안정감과 백제 특유의 완만하고 부드러움이 녹아 있다"고 평가한다.

대부분의 무늬 벽돌은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8점의 무늬 벽돌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백제실로 나들이 갔다.

국립부여박물관 더 즐기기

- 박물관에 직접 가서 백제인의 세계관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연꽃향과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해 문양전에 담긴 백제인이 꿈꿨던 이상향의 세계를 투영한 레이저쇼가 매일 국립부여박물관 상설전시실 로비에서 펼쳐진다. 자세한 내용 및 일정은 국립부여박물관 누리집(http://buyeo.museum.go.kr/content.do?key=2302160002)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디지털 쉼터 ‘백제를 실감하다’도 마련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툇마루와 평상을 구현한 디지털 휴게 공간이다. 길이 12m, 높이 2.4m의 대형 발광 다이오드(LED) 화면으로 부여 규암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 백제금동대향로, 왕흥사지 사리기, 부여 외리 유적 등 백제 문양전을 활용한 감각적인 영상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박물관 곳곳에서 색다른 유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설 미디어에서 크게 화제가 된 이동식 요강 '호자'도 이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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