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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소설가. 1983년 <중앙일보>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한국 역사의 미인》, 《나는 조선의 국모다》, 《세상을 뒤바꾼 책사들의 이야기》, 《천년의 향기》, 《신의 편작》, 《춘추전국시대》, 《파워 엘리트를 위한 지략》,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외 다수의 작품이 있다.
이수광은 오랫동안 조선시대 살인사건 기록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조선시대에 일어난 살인사건을 살피는 것은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살피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그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생한 역사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저자 이메일 hasa3194@yahoo.co.kr
목차
- 추천의 글
저자의 말
제1부 감추어진 역사, 조선시대 양반들의 살인
조선 최대 권력 스캔들 // 부총리 유희서 살인사건
문중의 이름으로 죽다 // 안협 구 소사 살인사건
집현전 학사 권채의 이중성 // 노비 덕금 살인사건
빚을 갚지 못해 목숨을 잃다 // 조선시대 사채사건
영의정 아들의 파렴치한 범죄 // 부녀자 납치사건
권력에 맞서 살인사건을 수사하다 // 종친 이석산 살인사건
제2부 은밀한 목소리, 조선시대 여성들의 살인
죽은 자를 말하게 하라 // 평산 박 소사 살인사건
열혈 김은애의 지독한 복수극 // 강진 안 소사 살인사건
주인을 죽인 죄는 십악의 죄 // 노비 연향의 살인사건
질투심에 두 눈이 멀다 // 노비 도리 살인사건
제3부 기나긴 전쟁, 조선시대 반군 소탕 작전
누가 진짜 도적이란 말인가 // 대도 임꺽정 체포 작전
이처럼 살 떨리는 전쟁이 있었을까 // 조선시대 검계 소탕 작전
칡넝쿨로 양팔을 묶고 눈을 빼다 // 해적 김수온의 14인 살인사건
나는 살아 있는 부처다 // 사이비 교주의 사기사건
제4부 짓밟힌 인생, 조선시대 강압 수사
10년 동안의 억울한 옥살이 // 약노의 반옥사건
14년 간 범인을 추적하다 // 김봉생 사건
부록
참고문헌
책 속으로
변양걸은 초검 시형도屍形圖(검사를 위해 시체를 그리는 것)를 살펴보았다. 왼쪽 가슴에 난 자상刺傷이 사망 원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도적이 저지른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포도대장 변양걸은 유희서의 몸에 난 자상이 칼을 잘 다루는 자의 소행이라는 것을 시형도만 보고도 짐작했다.
(p23)
검시관들이 사체를 검시해보니 새끼줄이 감겨 있는 여인의 목에서 액흔縊痕(목을 맬 때 목 주위에 남는 상처)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람이 목을 매어 자살할 때는 발버둥을 치기 때문에 나뭇가지도 새끼줄에 의해 껍질이 벗겨지는 등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인이 목을 맨 나뭇가지는 깨끗했다. 그리고 온몸에 멍이 들거나 핏자국이 엉켜 있는 것으로 보아 목을 맨 것이 아니라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84)
사신은 논한다. 옛적부터 충성스러운 말을 하고 직언을 하는 선비는 대부분 거슬림을 받았지만 오늘날처럼 심한 경우는 있지 않았다. (중략) 성상께서 흉금을 열어놓고 가상하게 받아들여 한 번 우악(優渥)하게 용납하는 분부를 내리시기라도 했다면 천심을 돌리고 여정(輿情)을 크게 통쾌하게 하여 나라의 형세를 반석 위에 올려놓게 되었을 것이다. (중략) ‘임해군이 와서 내 앞에 엎드려 목을 놓아 통곡하기에 위로하여 보냈다’는 대목은 자애하는 은덕으로 보면 지극하다 하겠지만 아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방도는 아니라고 하겠다. 이런데도 과연 임금의 말이라 할 수 있겠는가. (p49)
“의심이 들어 바로 민발의 첩 막비의 집에 이르러 보니, 외청外廳의 벽에 뿌려진 피가 가득한데, 종이를 바르고 혹 피를 닦은 흔적도 있으며, 청 바닥에는 흙을 깎아버리고, 또 모래로 피를 덮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무슨 피냐고 물으니, 그 집 사람이 황급하게 대답하기를 ‘말을 치료할 때 흘린 피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작은 철창鐵槍을 찾았는데, 이석산 시체에 난 구멍과 맞추어보니 서로 딱 들어맞았습니다.”
(p115)
박 소사의 시신은 이미 매장을 끝낸 뒤라 묘지를 파내 검험을 하기가 어려웠다. 평산부사 정경증은 일단 《무원록》에 나오는 검법을 바탕으로 먼저 시친을 불러 자세하게 조사를 했다. 하지만 관아에 신고를 하지 않고 매장했다는 사실만 정확할 뿐 목이 졸려 살해를 당했는지, 스스로 목을 맸는지,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것인지, 자살을 하기 위해 스스로 목을 찌른 것인지〔大抵被縊自縊 被刺自刺〕 정확하지 않았다. 진술자들이 횡설수설하는 가운데 시어머니 최아지와 죽은 박 소사의 남편 조광선趙匡善은 박 소사가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p130)
“어머니, 저는 복수하러 갑니다. 지금 안 소사를 칼로 찔러 죽이고 오는 길입니다.”
그러고는 피에 젖은 치맛자락을 펄럭이면서 최정련의 집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손에는 날이 시퍼런 부엌칼이 들려 있었다.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냐? 네가 어찌 사람을 죽였단 말이냐?”
어머니가 은애의 치맛자락에 매달려 울부짖으며 말했다.
“어머니, 안 소사는 물론 최정련이도 저의 정절을 더럽혔으니 그 역시 죽여서 반드시 복수를 하겠습니다.”
(p160)
“원인은 상관없다. 종이 주인을 살해했으니 윤리를 저버린 것이다.”
형조에서는 연향의 죄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의를 했다. 상민의 경우 처자식이 살해당하는 현장에서 복수를 하면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무죄가 된다. 그러나 종이 주인을 살해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죄에 해당된다. 《대명률》의 ‘모살조부모부모謀殺祖父母父母’ 조목을 보면 ‘노비로서 가장을 모살하면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형률로 적용한다’고 했고, ‘사수복주대보死囚伏誅大報’ 조목에는 십악十惡쪹의 죄를 범한 사형수는 부대시로 집행한다’고 되어 있다.
(p177)
조선시대에 검계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조직 폭력은 사실상 그 역사와 뿌리가 깊다. 검계라는 공식적인 이름으로는 불리지 않았으나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태조 때부터 무뢰배들이 실록에 자주 등장한다. 무뢰배들은 조직 폭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도적 무리에서 점차 조직 폭력배로 발전했다. 검계의 구성원 중 상당수가 별감 등 대궐을 호위하는 무사 출신이다. 이들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천민에서 상민으로 면천되었고, 군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무리들을 모아 결당했다. 일본에 낭인들이 횡행하게 된 것도 전국시대를 지나 막부시대가 도래하여 주인 없는 무사들이 떠돌면서 비롯된 것이다.
(p221)
출판사 서평
조선시대 슬픈 잔혹사, 감추어진 살인의 역사!
16가지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통해 조선시대를 다시 읽는다!
살인사건은 시대를 막론하고 일어난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린 조선에서도 엽기적이고 잔혹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곤 했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은 조선시대 전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렸던 16가지 희대의 살인사건을 《좌포도청등록》과 《우포도청등록》, 《조선왕조실록》, 《추관지》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흠흠신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사건의 발생부터 범인의 검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살인사건이되 흔히 있는 사건이 아니라 조선시대 양반이 저지른 살인, 여성이 저지른 살인, 반군들의 살인, 미궁에 빠졌다가 아주 오래 뒤에 해결된 살인, 그리고 조선시대의 고문 수사까지 파헤친다. 양반, 특히 최고 권력층에 있는 양반들이 저지른 살인사건은 생소할 뿐 아니라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묘미는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의 과학 수사와 법의학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2, 3백 년 전에 사람들이 이토록 과학적인 수사를 했다는 사실은 감탄을 넘어 놀라움을 안겨준다. 여기에 독자의 이해를 돕는 풍부한 자료 사진이 더해져 현장감을 선사한다.
놀라운 과학수사와 법의학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책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조선시대 과학수사와 법의학의 놀라운 현장으로 안내한다. 조선시대에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오늘날처럼 시체의 검시, 범인 신문 등 과학적인 수사 방법이 총동원되었다는 것. 특히 당시 살인사건 수사 지침서였던 《무원록(無寃錄)》에 따라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검안은 오늘날의 수사 못지않을 정도로 과학적이고 치밀하게 진행됐다. 이는 2, 3백 년 전에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었다.
본문 59쪽을 보면 당시 수사관들이 검안을 하는 장면이 생생히 재현된다.
우선 촉루골觸?骨(두개골)을 취하여 뇌문혈腦門穴(정수리)에 숙탕熟湯(따뜻한 물)을 가늘게 부어 비공鼻孔(콧구멍)에서 고운 진흙과 모래가 나오는지 살폈다. 고운 진흙이나 모래가 나오면 살아 있을 때 물에 던져진 것이고 나오지 않으면 죽은 후에 던져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 소사의 시신 콧구멍에서 고운 흙이 흘러나왔다.
“사망 원인은 살아 있을 때 물에 던져져 죽은 것이다.”
살인사건을 수사한 조선시대 관리들의 치열한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점도 이 책이 주는 각별한 재미이다. 사대부의 범죄를 비판한 형조판서 노한, 임해군을 수사한 포도대장 변양걸, 왕의 부당한 행동을 실록에 기록하며 꾸짖은 사관(史官)에 이르기까지 권력에 맞서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한 선조들의 모습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역사 속에 가려진 지배층 사대부의 살인을 파헤친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잔혹한 살인사건. 사건의 가해자는 누구이며 피해자는 누구인가. 이 책은 조선시대 지배층이었던 사대부들이 저지른 살인을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써 양반들의 이중성과 잔혹성을 드러내고, 피지배층과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실상을 그리고 있다.
조선시대의 살인사건 이면에는 피지배계층의 아픔과 고통이 진하게 배어 있다. 온 나라를 뒤흔든 조선 최대의 권력 스캔들 부총리 유희서 살해사건부터 문중에 의해 소위 명예 살인을 당한 안협 구 소사 살해사건, 파렴치한 부녀자 납치사건, 조선시대 조직폭력배 검계의 살인 행각, 그리고 고문 수사에 인생을 짓밟힌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가해자는 대부분 양반이며,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과 노비, 힘없는 사람들이다.
노비와 여성은 조선시대에 가장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계층이었다. 그들의 생사여탈권은 사대부 양반들이 쥐고 있었다. 따라서 양반들은 피지배계층을 상대로 살인을 범해도 장 몇 십대의 가벼운 처벌밖에 받지 않았다. 당시에는 노비가 주인을 고발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주인에게 아무리 부당한 학대를 당해도 고발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책은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침묵 속에 죽어간 조선시대 하층민들의 고통스럽고 슬픈 현실을 조망하고 있다.
조금은 낯선, 그러나 조금도 낯설지 않은 조선시대 살인!
조선시대 살인사건은 조금은 낯설다. 유교를 숭상하고 충효(忠孝)를 최고의 덕목으로 친 조선에서 살인사건 같은 범죄는 잘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조선시대 사람들에게도 원초적인 욕망과 증오가 꿈틀거리고 있었고 살인의 충동이 있었다. 살인은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표출하는 강력한 상징이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은 조금은 낯선, 그러나 조금도 낯설지 않은 살인이라는 주제를 통해 역사의 이면에 숨어 있는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읽어내는 작업이자, 사대부 문화 속에 꼭꼭 감추어진 잔혹한 수수께끼를 푸는 흥미진진한 체험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147768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9월 20일 |
쪽수 | 326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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