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을 쏘다(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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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만약 실패하면 내세에서나 만납시다.
나는 자결하여 뜻을 지킬지언정
적의 포로가 되지는 않을 것이오.”
-김상옥
일제 식민 치하 경성 한복판에서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지고
일제 군경과 1:1000으로 맞서 싸운
독립투사 김상옥
작가정보
작가의 말
동시대를 살면서, 정의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이는 누구이며 현세의 안위를 위해 영혼마저 파는 이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이렇게 길이 갈리는 걸까? 이 작품의 밑바탕에는 그런 궁금증에 대한 질문이 깔려 있다. 그래서 나는 독립운동가의 투쟁기에 앞서 삶에 대한, 또는 역사에 대한 두 사내의 태도와 순정한 영혼의 궤적에 초점을 맞추고자 노력했다.
목차
- 1장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1923년 1월 12일 ~ 17일)
2장 누구도 내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1919년 3월 1일 ~ 1923년 1월 17일)
3장 죽어서도 살고 싶은 내 나라(1923년 1월 17일 ~ 22일)
글쓴이의 말 | 김상옥 연보
책 속으로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이런 말도 있지 않습네까? 조선을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한 건 일본 지도층들이지 힘없는 아랫사람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습네까? 그런 점에서는 저와 동병상련이랄까. 먹고살려고 월급 몇 푼 받자고 한 일을 가지고 매국노라고 몰아붙이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닙네까? _29쪽, 「김태석, 1949년 반민특위 재판정」
“똑같은 상황에서 누구는 목숨을 걸고 누구는 일신의 영달을 추구한다. 그것을 가르는 것이 무엇인 거 같은가?”
“글쎄요, 양심 같은 거?”
“양심, 그렇지만 목숨을 걸기에는 좀 약하지 않나?”
“그럼 뭔가요?”
“나는 존엄성이라고 생각하네. 자기 존엄성.”
“존엄성?”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은 정말 지켜야 되는 게 뭔지 알고 있지.” _101쪽
거리를 따라 가로등이 켜지고 퇴근하려고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 게다짝 소리와 전차 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가 뒤섞여 소란했다. 그 사이로 똑바로 걸었다.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거대한 무게로 내 어깨를 짓눌렀다. 내가 향하는 그곳은 나의 절벽이었다. 나의 벼랑이었다. 그리고 나의 죽음이었다.
어둠 속에 우뚝 솟은 시계탑이 눈에 들어왔다. 외눈박이 올빼미 눈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분수처럼 불꽃을 튕기며 전차가 달려오고 있었다. _239쪽
내 몸은 처참했다. 몇 개의 총알이 박혔는지 셀 수도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슴과 오른편 넓적다리에 박힌 총알이 빠르게 몸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피는 어디서 쏟아지는지도 모르게 온몸을 적시고 있었다. 동상에 걸린 왼발에서는 발가락 하나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극한의 고통이 엄습했다. 이제 남은 탄알은 세 발뿐이었다. _290쪽
출판사 서평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북멘토출판사의 인물이야기 시리즈인 ‘역사인물도서관’ 세 번째 주인공은 독립운동가 김상옥 의사다. 3ㆍ1운동을 기점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든 김상옥은 비밀신문인 『혁신공보』를 펴낸 것이 발각되어 끔직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동지들을 지켜 낼 만큼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이후 일제에 항거하는 길은 무력투쟁뿐임을 깨닫고 암살단을 조직하나 거사 하루 전에 발각되어 상하이로 망명, 김원봉을 만나 의열단을 재조직한다. 그리고 1922년 12월, 조선 총독을 암살하고 일제의 주요 관공서를 파괴하기 위해 귀국한다. 1923년 1월 12일, 김상옥은 일제 식민 치하 경성 한복판에서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지고 신출귀몰 경찰들을 따돌리다가 열흘 만인 1월 22일 새벽, 일제 군경 천여 명과 세 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인 끝에 마지막 한 발의 총탄으로 자결한다. 이 시가전으로 일본 형사 16명이 죽거나 다쳤다.
일제의 식민 치하로부터 벗어난 지 올해로 꼭 69년이 되는 2014년, 일본의 우경화 정책이 날로 표면화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평화의 씨앗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생각해 본다.
한 줄의 기록을 좇아 재구성한 1920년대 경성의 두 사내 이야기
소설가 이성아가 김상옥 의사의 삶을 팩션이라는 장르의 힘을 빌려 와 재현해 낸 『경성을 쏘다-김상옥 이야기』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인물이 한 사람 더 있다. 1920년대 종로경찰서에서 경부로 근무했던 조선인 황옥. 후에 김원봉을 도와 국내 폭탄거사를 위해 폭탄을 밀반입하다 발각되었던 그는 이중스파이였다. 일제의 경찰조직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했던 그에 대한 평가는 아직 괄호 상태다. 동시대를 살았던 김상옥과 황옥, 두 사람이 직접 만났다는 이야기는 전해지는 바가 없다. 1920년 암살단 사건 때 예비검속을 알려 주어 김상옥을 피신하게 한 것이 황옥이라는 한 줄 기록이 전부다. 그러나 경성, 그것도 종로 바닥에서 오직 조국 독립을 위해 생을 던졌던 두 인물이 교류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추정으로 작가는 이들을 만나게 한다.
기록에 따르면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투사를 검거하려 애쓰던 일본 경찰은 김상옥을 주목하여 쫓았으나 그가 자결하는 바람에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 어려웠다. 경찰 수뇌부는 경부 황옥을 상하이로 보내 폭탄 투척 의거의 배후를 캐도록 했다. 중국으로 출장을 가게 된 황옥은 상하이에서 김원봉을 만나 의열단에 가입한다. 황옥이 의열단 거사를 돕게 된 것은 김상옥이 숨을 거둔 이후의 일이다. 의열단으로 활동한 시기가 다른 두 사람이 작품에서나마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두 사람의 거사는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인간적으로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가슴이 먹먹하지만 슬프지는 않다” _「글쓴이의 말」에서
백윤화 판사가 독립운동가들을 밀고한 일화, 지방 유지들이 폭탄 반입 작전을 도운 이야기, 폭탄이 일제 수중에 들어가게 된 이유 등 황옥이 참여한 거사에 얽힌 실제 사건은 김상옥의 삶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린다. 잘 짜여진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의심할 틈을 주지 않고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사에 대한 의심이 걷히는 순간, 가혹한 상황에서도 독립을 꿈꾼 열사들의 숭고한 열망에 자연스레 초점을 맞추며 작품을 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
처음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반민특위 재판정
김상옥을 중심으로 한 황옥 등 독립투사들의 삶이 인간 본연의 존엄성을 보여 준다면 1949년 반민특위 재판정을 묘사한 부분은 인간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되묻는다.
작품 속에서 피고인석에 선 그들은 “월급 몇 푼 받자고 한 일로 매국노라고 몰아붙이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니냐”라며 자신을 변호한다. 민중의 거센 분노를 일으킬 만큼 뻔뻔한 이들이지만 반민특위가 해산되자 사회 요직에서 다시 권력을 휘두른다. 이러한 점에서 반민특위를 “꼬일 대로 꼬인 우리 역사에서 잘못 꿰어진 첫 단추 같은 것”이라고 정의하는 작가의 말은 의미가 크다. 반민족 처벌법에 관해서는 공소시효를 두지 않는 프랑스의 경우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 역사 속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3194219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10일 | ||
쪽수 | 312쪽 | ||
크기 |
196 * 28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리더스원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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